4월12일 향림원을 다녀와서
저는 오늘 제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세상을 보고 왔습니다.
향림원은 단지 정신이나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사회에게 버려진 아이들이
이곳에 와서 그나마 보금자리를 꾸리는 장소입니다.
저는 오늘 그 향림원에 다녀와서 이 봉사수기를 써봅니다.
저는 향림원에 가기 전까진 별다른 봉사활동을 해 본적이 없었기에
향림원에 가서 봉사를 한다는 것이 어색하고 그저 낮설게만 느껴졌습니다
그저 처음엔 ‘적당히 애들이랑 놀아주고 시키는 대로만 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생각을 가진채
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향림원에 도착하여 제가 맡은 역할은 지적장애를 가진 아이와 희귀병으로
다리의 뼈가 점점 약해져 걸을수 없는 한 아이를 돌보고 놀아주는 일,
그것이 제가 맡은 역할의 전부였습니다.
처음 그들의 그 어떤 무엇보다도 더 순수하고 맑고 청명한 눈을 보자,
장애우에 관한 편견들이 모두 한순간에 싹 사라져버렸습니다
단지 제 마음속에는 그들은 우리들의 조그마한 사랑 한 점이라도 절실히 필요로 할 것만 같아
오늘 하루만큼이라도 그들을 열심히 보살펴줘야겠다는 생각만이 들었습니다.
“엉아 나랑 놀아줘, 엉아 나 배고파, 엉아 나 심심해”
처음엔 그저 누군가를 돕는다는게 낯설고 힘든 일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도와주다보니 아이들과 보다 더 친해지고 장애우라는 편견이 없어지는걸 느꼈습니다
아이들은 우리에겐 그저 사소한일, 사소한 이야기 였음에도 불구하고
어찌나 그렇게 기뻐하고 웃을수 있던지.. 저에게는 아이들이 더 순수하게 느껴졌습니다
향림원에서, 걸을 수 없는 아이와 이야기를 하던 도중 저는 그 아이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저기 너는 언제쯤이면 걸을 수 있게 되니?”
그러자 그 아이는 머뭇거리는 기색도 없이,
“흠 글쎄? 아마 평생 못 걸을지도 몰라 헤헤헤 언젠간 걸을 수 있으려나”
이 얘기를 듣는 순간 저는 마음속에 찡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그런 절망적인 말을 어떻게 당연하단 듯이 말할 수 있는지
조금만 다치거나 힘든 일을 겪어도 “난 안해 난 못해“
라며 쉽사리 포기해버리고 희망을 버리기 쉽상인 우리들에겐
부끄러움을 선사해주는 말이였습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놓지 않는 그 아이의 낙천적인 마음씨....
그것은 이 흉흉한 사회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엉아 다음에 또 놀러 올거야? 그때도 나랑 놀아줄거지? 나 잊으면 안되!!~”
그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나에게 인사를 해주던 아이......
저는 그 아이의 웃음을 절대로 잊지 않을겁니다.
세상에 때 묻지 않은 그 아이의 웃음을 지킬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는
향림원 소속 사회복지사분들에게 얼마나 고마웠던지.......
다음에 올 때에도 천사같이 웃음짓는 해맑은 그 아이의 미소를 다시 볼 수 있겠죠?
저는 마음속으로 그 아이의 행복을 진심으로 기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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