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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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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5 21:04:30, 조회 : 2,826, 추천 : 730 |
오늘은 헌혈캠페인 대신 베네스다 장애인의 집에 작업장 일을 도와주는 봉사를 했다.
처음 가는 거라 무슨 일을 할 지 기대도 되고
내가 일을 제대로 못해서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보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약간 있었다.
작업장은 베네스다의 집에서 가까운 건물에 있는데, 주말 오전이라 그런지 내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오늘 내가 한 작업은 빳빳한 천가방에 줄을 끼워 묶고 방향을 맞춰 100개 묶음으로 정리하는 일이였다.
가내수공업 형식이었는데, 나는 혼자 갔지만 옆에 있는 사람들은 친구들과 함께 와서 재밌는 얘기도 하고 그랬다.
공부를 하다가 머리를 식히거나 친구랑 수다를 떨고 싶을 때 오면 봉사도 하고 좋을 것 같다.
점심시간에 끝나갈 쯤엔 우리학교 애들도 봉사를 하러 많이 왔는데
내가 오전에 갔을 때는 근명여정이랑 양명여고 등 다른 학교 학생들이 많았다.
걔네들은 아침 9시부터 와서 일을 한 모양인데, 작업장 선생님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자주 와서 하는 것 같았다.
일을 하는 도중에 선생님들이 "애들이 참 야무지네.", "역시 근명이랑 안양은 일을 잘한다니까." 하고
애들을 칭찬해주셨을 때 솔직히 좀 부러웠다.
우리 성문고도 봉사를 열심히 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칭찬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나도 오늘 처음 갔지만 앞으로 자주 가고 싶다.
일을 하고 있을 때 우리 부모님 정도 되어보이는 아주머니들이 한 무리 오셨다.
그곳에서는 '어머니 봉사자'로 통하고 있는 듯 했다.
아주머니들은 작업장에 오시자마자 우리들이 하는 모양새를 쭉 둘러보시더니 바로 자리잡고 앉아서 일을 하시기 시작했다.
근데 일을 하는 게 마치 매일 하는 일인 양 너무 능숙하셨다.
또 거기서 일하고 있던 학생들 몇몇의 어머니가 바로 그 아주머니들이란 걸 알고 감동도 받았다.
작년에도 6월 걷기대회에 우리학교 RCY 선생님께서 가족들과 함께 오신 걸 보고 깜짝 놀랐었다.
부모가 무작정 '남을 도와주는 착한 사람이 되라'라고 하기 전에 자식과 함께 직접 봉사를 하러 다닌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나도 꼭 그런 멋진 어른이 되고 싶다.
그리고 오늘 참 반가운 친구를 만났다.
학원 갈 시간이 다 되서 봉사기록일지를 쓰고 가려는데 일지가 안보이는 거다.
그래서 막 찾다가 재봉틀 작업을 하는 방에도 들어갔는데
거기서 작년 4월 효성 진달래동산 산책 때 내 짝꿍이었던 흥렬 친구를 만났다!!!
기록일지는 흥렬 친구가 일하는 책상 밑에 있었다.
내가 일지를 받아 들면서 "감사합니다"했는데 그 말 한마디에 배시시 웃는 모습이 진짜 맑아 보였다.
흥렬 친구는 재봉틀질을 잘했는데 일에 진지하게 집중하는 게 멋있었다.
내가 진달래동산 산책을 갔다온 날, 엄마가 활동사진을 보시더니
"얘는 참 순수하고 잘생겼네. 계속 웃고 있으니까 보기 좋다." 라고 하셨다.
사실 그 때는 흥렬 친구가 말도 잘 안통하고 나보다 키도 커서 조금 무서웠지만
이렇게 다시 보니까 오랜 친구를 만난 듯이 반가웠다. (또 그 땐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까 잘생기셨다ㅎ.ㅎ)
올해 4월에 또 산책가면 흥렬 친구랑 짝꿍하고 싶다. 이젠 많이 안무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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